결말은 우연히 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
시나리오의 구조만 제대로 읽는다면, 마지막 장면은 예측 가능합니다
영화 결말의 실마리는 초반 30분 안에 모두 담겨 있다
감독이 결말을 정하지 않은 채 영화를 만든다고 생각하신다면 오산입니다
대부분의 영화는 전통적인 시나리오 구조 혹은 장르적 규칙에 따라
결말을 이미 처음부터 ‘설정’한 상태로 전개됩니다
이 글에서는 영화 속 시나리오 구조를 통해
결말을 예측하고 해석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
① 시나리오 3막 구조: 서막 – 대립 – 전환
대부분의 영화는 다음 세 단계로 구성됩니다
구조 단계 시간 구간 핵심 역할
1막: 설정 | 0~30분 | 인물 소개, 세계관 제시, 문제 제기 |
2막: 갈등 | 30~75분 | 장애물 등장, 실패, 반전 구조 |
3막: 해결 | 75~120분 | 선택, 변화, 결말 도달 |
예: 《버드박스》는
1막에서 시각을 차단해야 하는 세계관을 보여주고
2막에서 생존 집단의 갈등과 내면의 불안을 쌓아가며
3막에서 모성이라는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선택이 완성됩니다
1막에서 세계의 질서와 금기가 드러나면,
3막에선 반드시 그것이 파괴되거나 재정립됩니다
② 주인공의 초반 선택이 결말을 결정한다
결말은 상황이 결정짓는 게 아니라
인물의 ‘첫 번째 선택’이 바뀌었는가, 그대로 유지됐는가로 구성됩니다
예: 《더 플랫폼》
주인공은 처음엔 설득으로 세상을 바꾸려 하다가
끝엔 폭력으로 질서를 강제합니다
즉, 변화 없는 인물은 구조에 굴복하고
변화한 인물은 구조를 깨려 합니다
이런 구조는 결말의 감정까지 예측하게 만듭니다
(예: 해방감인지, 허무인지, 파괴인지)
③ 시나리오상 복선 배치 타이밍은 일정하다
잘 짜인 영화일수록
복선은 15분 안에 1개, 30~35분 안에 2개 이상
의도적으로 배치됩니다
이 복선들은 3막에서 반드시 회수됩니다
복선 등장 시점 해소되는 위치 예시 영화
10분 이내 | 엔딩 직전 | 식스 센스 – 죽음을 모른다는 말 |
20~30분 | 전환부 혹은 결말 직전 | 인셉션 – 팽이 등장 |
중반부 | 클라이맥스 직후 | 블랙 미러 – 장치의 정체 공개 |
복선의 위치를 기억하면, 어떤 장면이 열쇠인지 미리 파악할 수 있습니다
④ 장르별 결말 설계 방식의 차이
장르 결말 흐름 예측 포인트 대표적 구조 예시
스릴러 | 인물의 첫 실수 → 반복 → 대가 | 겟 아웃, 세븐 |
드라마 | 선택의 갈등 → 관계 변화 → 정서 확산 | 로마, 결혼 이야기 |
SF/디스토피아 | 질서 설정 → 금기 도전 → 붕괴 or 순응 | 더 플랫폼, 블랙 미러 |
미스터리 | 증거 배치 → 시선 유도 → 반전 재배치 | 유주얼 서스펙트, 셔터 아일랜드 |
이처럼 장르에 따라 결말 구조가 반복되는 패턴을 가지므로
구조만 파악해도 결말의 방향은 충분히 예측 가능합니다
결말 예측을 위한 4단계 체크 리스트
- 1막에서 설정된 세계의 규칙은 무엇인가?
- 주인공이 처음으로 내린 결정은 어떤 의도를 담고 있는가?
- 중반부에 등장한 반복 대사나 물건은 있었는가?
- 감정 곡선이 전환되는 순간은 어디였는가?
이 질문들만 따라가도
3막의 결말과 정서적 파장까지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
결말은 사건이 아니라, 구조의 필연이다
모든 영화는
감독이 설계한 구조 속에서만 감정과 사건이 움직입니다
결말은 갑자기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
1막에 뿌린 씨앗이 3막에서 피어나는 구조적 필연입니다
결말을 알고 싶다면,
1막을 다시 보고 구조를 읽어내세요
그 안에 이미 모든 답이 들어 있습니다